핼러윈의 시기가 다가올수록 TV에서도 흡혈귀의 모습을 한 사람을 잘 볼 수 있게 됩니다. 뱀파이어를 주제를 한 소설 등에서는 늑대와 박쥐와 함께 자주 출몰하는데 물과 마늘, 햇빛과 십자가를 극도로 두려워하고 밤에는 흉폭 해진다고 합니다.
이런 증상으로 뭔가 떠오르는 질병이 없습니까?
이러한 증상들은 모두 광견병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합니다 1) . 광견병은 RNA 바이러스인 광견병 바이러스에 의한 인수 공통 감염증으로 일단 발병하면 거의 100%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개, 늑대가 가장 주요한 숙주이지만, 고양이, 박쥐, 다람쥐 등에게도 감염될 수 있고 또한 감염된 다른 동물에 물린 것으로도 인간에 감염됩니다.
처음에는 감기와 같은 증상이지만 바이러스는 물린 부분에서부터 신경을 통해 중추 신경에 도착합니다. 바이러스는 하루에 수 밀리미터씩 신경을 침범하면서 중추신경으로 향하며, 중추신경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손발을 물린 후 몇 개월, 얼굴이라면 며칠 만에 발병한다고 합니다.
대뇌변연계에 감염되면 밤에는 흉포성을 띄게 됩니다. 또한 지각과민 때문에 냄새가 강한 마늘과 빛을 피하게 되고 십자가를 두려워하는 등 공포증상이 나타납니다.
물을 두려워하는 것은 중추신경장애로 인해 액체를 삼키려고 하면 후두 경련이 일어나 매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광견병 환자가 살아있는 피를 빨거나 물기도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만, 18세기초 동유럽에서는 개나 늑대에 광견병이 대유행했었고 거기에 더해 당시의 유럽에서는 뱀파이어가 사람들의 화제가 되고 있었기 때문에, 흡혈귀 전설이 그 당시 유행한 광견병의 증상과 관련되면서 현재의 흡혈귀의 이미지가 완성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광견병의 유효한 치료법이라고 하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병원균에 노출 후 백신의 접종에서도 감염 조기라면 발병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바이러스 자체는 알코올 소독으로 불활성화 되기 때문에 동물에 물린 경우 잘 세척하고 가능한 한 빨리 의료 기관을 진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이후 발생하지 않다가 1992년과 1993년 철원의 휴전선 인근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후 2014년부터 국내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북미에서 광견병 환자는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개에 물린 한국인이 귀국 후에 광견병을 발병 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결코 무시할 수는 없는 질병입니다.
일례로 미국의 대학 병원에서는 장기기증자의 광견병 병원체가 이식되어 수술 중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사건 여럿 발생하여, 그 이후 미국에서는 장기 이식 시에도 광견병 검사를 꼭 진행합니다. 2)
문헌
1.Gomez-Alonso J: Rabies: a possible explanation for the vampire legend. Neurology, 51: 856-859, 1998
2.Investigation of rabies infections in organ donor and transplant recipients--Alabama, Arkansas, Oklahoma, and Texas, 2004. MMWR Morb Mortal Wkly Rep, 53: 586-589, 2004